북부지검, 코인사기 범죄집단 기소
3개월간 116억원 상당 팔아치워
‘코인전문가’ 행세 변호사도 가담
100억원대 규모의 가상자산(코인) 사기 행각을 벌인 범죄 조직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번에 기소된 이들 중에는 변호사도 포함됐는데, 이 변호사는 범죄수익을 세탁할 조직원을 영입하고, 수사기관의 법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서류를 꾸미는 등 범죄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임유경)는 지난 7일 코인사기 범죄 집단 12명을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 중 6명은 구속 상태로 기소됐고, 나머지 6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해당 범죄집단은 2022년 5월부터 8월까지 피해자 1036명으로부터 116억원을 편취했다. 총책 1명, 코인발행팀 4명, 코인판매팀 3명, 자금세탁팀 4명으로 구성된 이들 조직은 제대로 된 코인 사업을 진행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독자적 블록체인 기술’을 내세우며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또 가치가 없는 ‘스캠 코인’을 발행해 국내 거래소보다 상장 요건이 느슨한 해외 거래소에 상장했다.
상장 이후 이들은 시세 조종 프로그램, ‘MM’(시세조종)업자 등을 이용해 코인 시세를 조작했다. 리딩방을 통해 해당 코인이 국내 대형 거래소에 조만간 상장할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여 코인을 판매했다. 조작된 시세를 유지하기 위해 90일간 판매를 금지하는 ‘락업’이 걸린 코인을 전송해 피해자들이 일정 기간 동안 코인을 거래하지 못 하도록 막았다.
사기 조직은 피해자들로부터 코인 판매대금이 입금되는 즉시 위장 상품권 업체 계좌로 송금해 현금으로 세탁했다. 이들은 범죄 수익을 정산한 이후 고가 외제차를 구입하거나 유흥비 등에 돈을 탕진했다.
조직에는 경제·재테크를 주제로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코인 전문가로 행세하던 변호사 A씨(45)도 포함됐다. A씨는 자신의 사건 의뢰인들을 자금세탁 조직원으로 영입해 약 100억원 상당의 코인 판매 자금 세탁을 주도했다. 또 수사에 대비해 허위 상품권 공급 계약서를 작성하는 등 범죄집단 일원으로 적극 활동했다.
검찰은 고가의 외제차량, 현금 8500만원, 임대차보증금 등을 추징 보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가상자산 관련 범죄를 비롯한 서민 피해를 양산하는 범죄세력을 철저히 수사해 엄단하고, 범죄수익이 범죄집단에 귀속되지 않도록 끝까지 추적해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이번 사건은 단순 사기 사건으로 수사가 매듭지어질 뻔했다. 일반적으로 코인 사기는 수사 인력의 한계와 ‘꼬리 자르기’ 때문에 무혐의 종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번 사건을 맡은 검찰은 총책·코인발행팀을 특정한 이후 동시 압수수색하고, 판매팀 3명을 동시 압수수색하는 등 증거를 확보해 꼬리 자르기를 차단했다. 검찰은 범죄집단 전모를 규명해 단순 사기 사건으로 송치된 피고인들을 범죄집단으로 적용해 기소했다.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