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기소권 남용 막기 위해 검찰개혁해야"
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허위 재산 신고' 관련 1심 선고를 마치고 나서며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의원 시절 99억 원에 달하는 가상자산 보유 사실을 숨기려 허위로 재산을 신고한 혐의로 법정에 선 김 전 의원은 이번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뉴스1
국회 재산 신고를 허위로 한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남국(43)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정우용 판사는 이날 오후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의원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열고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시 40분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3층 재판정 앞에 도착한 김 전 의원은 “(재산 신고는) 허가가 아니라 신고 절차에 불과하다”며 “(검찰에서) 미리 답을 정해놓고 기소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재산 축소 의도가 없었냐는 질문에 “중요하지 않다”며 “법리적 판단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당시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가상자산은 등록 대상 재산이 아니라 피고인에게 해당 자산을 등록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재산신고 기준일 직전 어떤 거래 행위를 했다는 것이 재산 등록 당시 재산이 변화했다는 실체를 부정했다고 보기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 재산 신고나 소명이 부실하거나 부정확하다고 볼 부분은 있다”면서도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등록 의무자(피고인)의 총재산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더라도 심사 권한이 위계에 의해 방해됐다고까지 볼 순 없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지난 2021년과 2022년 국회의원 재산 신고 시 가상자산 투자로 거액의 수익을 올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재산신고 기준일(매년 12월 31일) 직전 가상자산 계정의 예치금 중 일부를 은행 예금 계좌로 송금해 재산 총액을 맞추고 나머지 예치금은 가상자산으로 변환하는 등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변동내역 심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2020년 12월 31일 기준 김 전 의원의 2020년 재산 신고 내역엔 주식 9억4000만원과 예금 1억4700만원이 신고돼 있었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2021년 초 위 주식을 전량 매도한 후 가상자산에 투자했고, 같은 해 9~10월 20억원 상당 위믹스 코인을 산 뒤 시세가 상승하자 11~12월 이를 전량 매도, 예치금 99억원을 보유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의원은 2023년 60억원 상당의 ‘위믹스’ 코인을 비롯해 ‘마브렉스’ ‘보라’ 등 가상 화폐를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 투자금 출처와 자금 사용처가 어디인지를 둘러싸고 의혹이 제기됐다. 게임 업계로부터 얻은 미공개 정보를 통해 코인을 저점 매수해 수익을 얻는 방식으로 불공정 거래를 했다거나, 국회 상임위 등 의정 활동 도중 거래를 했다는 논란도 일었다. 다만 검찰은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코인 매수 대금 불법 수수 의혹 등 김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 없음 처분을 내렸다.
한편 김 전 의원은 이날 무죄를 선고받은 뒤 “부당한 정치 기소에 대해 현명한 판결을 해주신 재판부에 감사하다”며 “표적 수사하고 특별한 범죄 혐의가 없으면 언론에 흘려서 억지 논란을 만들고, 별건으로 탈탈 털어서 안 되는 사건이라도 답을 적는 식으로 기소를 강행하는 것이 어떻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검찰권 행사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벗어나 정치적, 자의적 판단으로 기소권을 남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선일보